← 목록으로
01.20

계절이 순환하듯

계절이 순환하듯

어느 해의 겨울이 유난히 길게 느껴질 때가 있다. 아침마다 얼어붙은 공기를 마시며 ‘이번 겨울은 왜 이렇게 끝날 기미가 없을까’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봄은 어김없이 온다. 매화는 약속이라도 한 듯 피고, 두꺼운 외투는 어느 날 갑자기 과해진다. 계절은 우리의 체감과 상관없이 자기 순서를 지킨다. 사람은 자주 지금의 상태가 영원할 것처럼 느낀다. 잘될 때는 이 흐름이 계속 이어지길 바라고, 힘들 때는 이 시간이 끝나지 않을 것 같아 불안해한다. 그러나 삶은 늘 직선으로만 나아가지 않는다. 기쁨과 상실, 확신과 흔들림이 교차하며 되풀이된다. 그 반복이 때로는 무의미해 보이지만, 사실은 변화가 가능하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이기도 하다. 계절의 순환이 위로가 되는 이유는, 그것이 성취를 요구하지 않기 때문이다. 봄이 오기 위해 겨울은 무엇을 증명할 필요가 없다. 여름이 가기 위해 가을은 준비 운동을 하지 않는다. 그저 때가 되면 바뀐다. 우리는 흔히 스스로에게 너무 많은 조건을 건다. 더 나아져야 다음 단계로 갈 수 있고, 충분히 준비되어야 변화할 자격이 생긴다고 믿는다. 하지만 자연은 그런 계산을 하지 않는다. 물론 계절은 같은 자리로 돌아오지 않는다. 작년의 봄과 올해의 봄은 비슷해 보여도 결코 같지 않다. 우리는 그 사이에 나이를 먹고, 경험을 쌓고, 잃어버린 것과 얻은 것을 함께 품는다. 순환은 반복이 아니라 누적이다. 같은 계절을 다시 맞이하지만, 그 계절을 바라보는 나는 달라져 있다. 삶이 막막하게 느껴질 때, 계절을 떠올린다. 지금이 겨울이라면, 이 시간은 언젠가 끝난다는 사실을. 지금이 여름이라면, 이 풍경 역시 오래 붙잡을 수 없다는 사실을. 그래서 오늘의 계절을 너무 서두르지 않으려 한다. 지나치게 미워하지도, 과하게 집착하지도 않으면서. 계절이 순환하듯, 삶도 흐른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그 흐름을 멈추려 애쓰는 것이 아니라, 지나가는 시간을 알아보고 견뎌내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다음 계절의 공기가 문득 다르게 느껴지는 순간이 찾아온다.

홈인테리어, 우리집 새단장 BIG SALE (~1/25)

해당 배너는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이에 따른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

목록으로 돌아가기

다른 글 보기

운명은 존재하는가

전쟁은 왜 하는가

두바이쫀득쿠키 유행이 시사하는 바